그 간이역에 가고 싶다
해담 / 유 재 남
벌어진 틈 사이로
하얀 웃음이 날린다
먼지 낀 시간이 납작 엎드려
누워 있다
녹슨 쇳덩이를 꾸역 꾸역
집어삼키던 그리움이
쉼표 없이 스쳐 지나간
크고 작은 것들을 건네주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밤이면 별이 되는 꿈을 꾸었다
태엽 감기는 소리
우~웅 생을 빗는 소리
흑백필름 돌아가듯
거부할 수 없었던 우리의 젊은 날
메아리로 거기서 있었거늘
하여
한 줌의 빛으로
한 줌의 소금으로
그 간이역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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