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류따라/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시) 거미

by 금대봉 2023. 5. 3.

 

         

 

류 시 화

 

거미의 계절이 왔다 오월과

유월 사이 해와

그늘의 다툼이 시작되고

거미가 사방에 집을 짓는다

 

이상하다 거미줄을 통해 내

삶을 바라보는 것은

한때 내가 바라던 것들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그 중심점에 거미만이 고독하게 매달려 있다

 

 

 

 

 

 

돌 위에 거미의 그림자가 흔들린다 나는

한낮에 거미 곁을 지나간다

나에게도 거미와 같은 어린시절이 있었다

거미  내가 헤쳐나갈 수많은 외로운 시간들에 대해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거미에게 나는 아무말 하지 않는다

다만 오월과 유월사이 내

안의 거미를 지켜볼뿐

모든 것으로부터 달아난다 해도

나 자신으로부터는 달아날 수 없는 것

 

 

 

 

 

 

나는 해를 배경으로 거미를 바라본다

내가 삶에서 깨달은 것은 무었이고

또 깨닫지 못한 것은 무었인가

거미는 언제나 내곁에 있었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을 때에도

거미는 해를 등진 채 분주히 집을 짓고 있었다

 

 

 

 

 

삼성산 용암장에서 ....

 

728x90

'풍류따라 > 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소나기  (0) 2023.06.13
(시) 사당역  (0) 2023.05.22
(시) 당신이라는 희망  (0) 2023.04.25
(談) 물반 고기반 .... 2023.04.13  (0) 2023.04.14
(筆) 비 오는 날의 수채화  (0) 2023.04.05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