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한 마리가
풀섶에 몸을 웅크린 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것이 죽은 시늉을 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며칠 뒤 가서 보니 벌레는 정말로 죽어 있었다
작은 바람에도
벌레의 몸이 부서지고 있었다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나는 살았다
죽은 벌레를 보며
벌레만도 못한 인생을 살았다고
나는 말한다
(詩) 류 시 화
728x90
'풍류따라 > 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존재하는 이유 (0) | 2023.12.15 |
---|---|
(시) 왜곡된 사랑 (2) | 2023.12.05 |
(시) 누구든 떠나갈 때는 (0) | 2023.11.15 |
(시) 바람아 (0) | 2023.11.07 |
(시) 연 (0) | 2023.10.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