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시는 기쁨
박 소 향
가지마다 붉게 익어 터져버린
슬픔이어도 좋습니다
긴 세월의 입김에
허리 휘청한 나무 밑 둥처럼
하얗게 말라붙은 눈물이어도 좋습니다.
마지막 과일에 미련처럼 남은 단맛을
당신의 시간 안에 내려놓으시고
떠나는 길목마다 간간이 남아있는 정 한 줄
여기 마자 남겨 놓으십시요
돌아보면 어딘들 미련 없을까마는
이별의 시간 늦추듯 나즉이 숨 고르는 속살에
한 입 한 입 베어 문
철 못 든 웃음까지도 당신 몫인 걸요
손 뗄 수 없을 만큼 깊어진 혹독한 연민
아무도 모르게 쏟아지는 그 햇살은
나에게 치뤄 주신 한 잎 사랑의 품삯
당신이 주신 기쁨입니다
728x90
'풍류따라 > 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꿈꾸는 동그라미 (0) | 2022.09.06 |
---|---|
(시) 두레박 사랑 (0) | 2022.09.06 |
(시) 듣고 싶은 목소리 (0) | 2022.09.05 |
(일출) 2022년 첫 번째 해맞이 (0) | 2022.09.04 |
(일몰) 2021년 마지막 해넘이 (0) | 2022.09.0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