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사이 들에는
초록빛 물감이 수런수런 번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가을이래 자취를 감추었던 빛깔이 다시 번지고 있는 것이다.
마른 땅에서
새 움이 트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기만하다.
없는 듯이 자취를 거두었다가 어느새 제철을 알아보고 물감을 푸는 것이다.
대지의 조화(造化)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새봄의 흙 냄새를 맡으면 생명의 환희 같은 것이 가슴 가득 부풀어 오른다.
맨발로 밟는 밭흙의 촉감 그것은 영원한 모성(母性)이다.
무소유 중에서 /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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