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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따라/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시) 아카시아의 향기

by 금대봉 2022. 9. 3.

매년 이맘 때면

어김 없이 아카시아 향기가 찿아든다.

연초록빛 너울거리는 거실 밖이 온통 아카시아 꽃으로 물들 때면

마지막 춘풍을 타고 날아온 알싸한 향내가 진동을 해, 그렇게 또 한 번 거실을 가득 메워준다.  

 

 

 

 

아카시아의 향기                        

詩 솔새 김남식

 

푸른잎 사이로 향기로운 냄새가
신록에 묻혀
가는 봄을 시샘하듯 봄바람에 하늘하늘
가슴 속까지 파고드는
은은한 아카시아의 향기

 

 

 

 

어느 날인가 슬며시
아카시아 꽃이 온 산야를 덮어 버리고
푸른 연녹 잎새들이
바람에 흔들 거릴 때 마다
내 눈과 마음 까지도 모두 덮어 버린다

 

 

 

 

바람 속으로 부서지는
아카시아 꽃향기에
아련한 추억이 그리움으로 밀려와
가던 발길 멈추고
코가 찡끗 하도록 취해본다


 

 

 

소 몰고 꼴망태 메고 가는 내 뒤를
졸졸 따라 오던 그 아이
자그마한 입술 초롱한 눈망울
아카시아 꽃잎 따서 내 입에 하나
자기 입에도 하나
그렇게 따 먹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로 돌아 갈 수는 없지만
발길을 옮길 때 마다
아카시아의 꽃들이 하얀 눈 꽃 처럼
푸른산 등성에 휘 날리고
그 사람도 어디선가 꽃 향기 맡으며
옛 생각 하고 있을까?


 

 

 

유년시절 추억을 세월속에 묻어둔 채
미처 꺼내지도 못하고
푸른연록 잎사귀의 그늘에 숨어
초여름의 지독한 열병을 한 동안은 앓고 있겠지
아카시아의 꽃이 질 때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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