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은 청산대로 좋고, 석산은 석산대로 좋다.
낮은 산은 낮은 산대로 인정스럽고, 높은 산은 높은 산대로 그윽하다.
조금도 무리없는 무질서 속의 조화를 우리가 만나는 산 어딜 가나 볼 수 있다.
때 묻지 않은 산길을 쫓아 가노라면 어느 사이에 산정에 오른다.
지친 두 다리를 뻗어 놓고 수건으로 땀을 닦고 해지는 쪽을 바라보노라면 눈에 띄는게 있다.
그것은 아득히 보이는 "길"이다.
산 넘어 산이 있고 그 산 넘어 또 산이 있다.
그러나 그 산 모퉁이를 돌아돌아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이는 길이 있다.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눈길을 그어 보면 그 길은 분명코 인간 마을로 통하는 길이다.
이 굽이굽이 돌아 이어진 길이 우리가 다시 찿아갈 길이다.
우리가 길갈 때는 그 길의 참뜻을 모른다.
막상 길을 떠나 산정에 올라 그 길을 다시 바라보면 그 길이 무슨 길인지를 알듯 할 때가 있는 것이다
山에서 / 수필가 都 昌 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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