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달샘
高恩目 이명화
보고파 보고파 보고픈 당신
두리뭉실 뭉쳐 있는 여러 돌맹이 속
이쪽 뾰쪽 저쪽 뾰쪽 튕겨나온 돌
저 돌맹이는 설악산 이 돌맹이는 금강산
너두나두 폼잡고 자랑삼아 떠들 때
머나먼 곳 물건너 튕겨온 외톨이
낯선 돌 파뭇혀 이 순간 후회할 때
사는 세상 순간 후회 말라며
뾰쪽한 입 내밀며 연지곤지 찍어주고
캄캄한 밤 빛을 주는 저 돌맹이
살아 50평생 본적 없는 난
내눈 광책이고 가슴엔 설레임이
춥디 추운 겨울날 찬물 벼락맞고
으시시 떤 떨림이란 큰돌은 너무 작고 키 재듯이 맞춰
내가슴 품을 때
열린 마음 열어봐도 닫힌 마음 안열리고
사는 세상 내마음 당신보다 더
큰돌 품고 살았나봐
이리 찍고 저리 찍고 찍힌 틈바구니 속
언젠간 내 가슴 옹달샘 만든다면
흔적 없는 옹달샘 당신이 주는 천년이슬 받아
담고 또담고 넘칠 때 달콤한물 내목 축여
당신 입에 묻혀주면 당신은 뭐라할까
내여자란 뿌듯함에 눈물이 빗물이고
빗물이 강물되듯 씻고 깍은 웅덩이
가슴에 박힌 돌보다 더 큰 돌로 빛날 때
난 헉 하는 숨조차 못쉴적에
피덩어리 토해내듯 꺼억꺼억 울음소리
그 소리는 고함이여 한의 노래소리니
힘든 모습보다 지친 작디작은 예쁜 돌들
내 등 후려 패겠지
맞고 맞은 내 등에서 누렇고 뻘건 물로 큰돌 씻어준다면 피고름 뭉친 가슴
당신 쓰다듬으며 당신은 나의 별
바의 작은 돌맹이
남은 세상 두 손 잡고 다듬고 보듬고
포근한 뭉게방석
옆에 내주며 두리둥실
뭉쳐뭉쳐 살자 할려나
728x90
'풍류따라 > 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정희성 시 2편 (2) | 2024.11.01 |
---|---|
(시) 행복은 (0) | 2024.10.17 |
(筆) 독서의 계절에 (0) | 2024.10.01 |
(시) 잡초 (2) | 2024.10.01 |
(시) 너의 모습 (0) | 2024.09.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