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 중앙탑면의 장미산을 오르기 전에 잠시 들러봤다. 남한강가에 자리 잡은 잘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명소다. 하지만 이 바위 주변을 갈대밭이 둘러싸고 있어서 특별히 관심을 두지 않으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또한 이 바위를 발견했다 하더라도 연결되는 통로가 없고, 늪지대가 있어 가까이 가기에는 약간의 무리를 감수해야 한다. 늪지대를 조심해서 통과하여 전설을 간직한 사랑바위를 만나보고 왔다.
등나무쉼터에 '사랑바위 유래'와 '충주 장자늪 유래' 해설판이 있음
▲ 중앙탑면 장천리에 제법 큰 부자의 아들은 5대 독자였습니다. 그 아들이 장성하여 근동에서 단아한 자태에 지혜롭고 효심도 깊기로 칭찬이 자자한 아내를 맞이하게 되었으며, 아들과 며느리는 금술이 좋아 서로 아끼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며느리는 치성을 드려도 태기가 없었고, 집안의 걱정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이에 후사를 보기 위해 첩을 들였으나, 아들은 첩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습니다. 며느리는 자신이 그 집에 남아 있는 한 남편의 마음이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죽기로 결심, 장자못에 몸을 던졌으며,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들도 식음을 전폐하며 슬퍼하다 장자못에 몸을 던졌습니다. 후에 장자못의 물이 마르더니 여성의 성기를 닮은 바위와 남성 성기 모양의 바위가 바로 옆에 붙어 있고, 작은 바위들 여러개가 그 주변에 올망졸망 놓여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며느리와 아들이 그 곳에서 여러 아이들을 낳고, 이승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을 죽어서 이루었다며, 여성의 성기를 닮은 바위를 사랑바위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그 바위 주위를 아홉 번 돌며 간절히 기원을 하면,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지금까지 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 옛날 장천리에 천석꾼이 장자가 살고 있었다. 그는 인색하고 몰인정하며, 욕심이 많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 스승이 시주를 하러왔는데, 거름을 내던 장자는 노승 바랑에 쇠똥 한 삽을 넣어 주었고, 또 목탁과 발을 빼앗아 때려 부셨다. 노승은 합장을 하고, 뒤로 돌아서 걸어가는데, 뒤에서 "대사님! 대사님!" 부르는 소리가 들려 돌아다보니 한 여인이 "저는 이 집 며느리인데, 제 아버님의 성격이 과도해서 대신 사과 드린다”며 쌀 한 바가지를 가지고 왔다. 묵묵히 눈을 감고 여인의 말을 듣던 노승은 무거운 입을 열었다. '앞으로 3일 후 신시에 상좌승하나가 동구 밖 느티나무밑에서 부인을 기다릴 터이니 꼭 만나도록 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3일 후 동구밖에 나가보니 상좌승이 기다리고 있다가 지금부터는 소승이 하는 대로만 하여야 된다고 했다."입을 떼지 말며 무슨 소란이 있어도 그곳을 바라보지 말라"고 했다. 며느리가 상좌승을 따라가다 별안간 찬바람이 뒤에서 성벽을 향해 불어 올라가는가 싶더니 하늘이 무너지듯 굉음이 울렸다. 무의식 중에 며느리가 소리 나는 쪽을 바라보자 장자의 집은 사라져 버리고, 호수로 변해 장자가 비명을 지르며,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리고 며느리는 선 채로 한 개의 부도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등나무쉼터에서 바라본 사랑바위
늪지대를 통과해서 도착한 사랑바위 뒤편
남성바위
여성바위 = 사랑바위
조금 떨어져서 바라본 사랑바위
사랑바위에서 60m쯤 떨어진 지점의 아들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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