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신처럼
~ 악귀봉 (시인 정명순)
귀신 소리가 난다고?
두려워하지 마
그건 네 숨소리야
심장이 뛰는 소리
심장이 턱까지 올라와
너를 밀어주는 거야
귀신처럼
감쪽같이
숨어있다가
무서울 때 힘들 때
헉헉대며 나타나는
너의, 숨소리야






배부른 봄날
~ 노적봉(露積峰)에서 (시인 정명순)
배가 고프면
바위도 쌀가마니로 보이지
하늘 높이 쌓인 돌가마를 보며
마음의 배를 채우던 시절,
이팝나무 꽃잎이라도 뜯어
한고봉 먹고 싶던
배고픈 봄날이 있었는데
쌀가마니에 올라 않아
배는 부르고
세상에 부러울 게 없으니
바위가 바위로 보이고
바위 위로 맺혔다 사라지는
이슬도 보이네

뒤돌아보지 마
~ 병풍바위 (시인 정명순)
궁금해서
그리워서
아쉬워서
미안해서
후회스러워서
두려워서
마지막으로
사랑해서
뒤를 돌아본 거야
그리고
돌이 된 거야









하늘바라기
~ 물개바위 (시인 정명순)
바다로 가지 못한 걸까
가지 않은 걸까
발목을 잡은
사연은 무엇일까
돌이 되도록
기다린 사연은 무엇일까
무심한 하늘은 저리도 푸르른데



당신 탓이 아니에요
~ 삽살개바위 (시인 정명순)
삽살개 같지 않다고요
오래 살아서 그래요
뭉개지고 닳고 깎여
눈인지 코인지 귀인지
눈까지 흐려서
세상이 다 희미해요
세월 탓이예요
난 여전히 삽살개랍니다


숨겨진 나
~ 용바위 (시인 정명순)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살점이 떨어져 나가는 고행
얼마나 계속해야
돌 속에 숨겨진
모습을 드러내고
하늘에 오를 수 있을까
나를 찾을 수 있을까











'풍류따라 > 풍경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영암 월출산의 美 .... 2025.11.30 (1) | 2025.12.01 |
|---|---|
| 한양도성 순성길의 서울 풍경 .... 2025.10.08 (0) | 2025.10.09 |
| 다도해해상국립공원 금강죽봉 & 활개바위(고흥) .... 2025.06.08 (0) | 2025.06.11 |
| 신안군 암태도 남강선착장 일출 .... 2025.05.04 (0) | 2025.05.07 |
| 회룡포 풍경(예천) .... 2025.02.23 (0) | 2025.02.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