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풍류따라/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筆) My Home 사계

by 금대봉 2022. 9. 2.

눈만 뜨면

저 만월산(滿月山)이

유리창 하나에 가득 메워집니다.

 

 

 

 

해가 솟고

새 광명이 뻗칠 때

또 하루의 새 삶이 이어집니다.

 

 

 

 

봄이면

만물에 생기 일어

새 기운을 가득 전해줍니다.  

 

 

 

 

아지랑이 춤출 때 

나른한 춘곤증에 취하면

아롱거리는 눈가에 졸음이 몰려옵니다.

 

 

 

 

오월 어느 날

아카시아 활짝 필 때면 

진한 향기 폐 속까지 깊게 스며들고

 

 

 

 

연초록에 

하얀 꽃잎 덮여서

또 다른 세상을 만나보게 됩니다.

 

 

 

 

알싸한 아카시아 향기에 묻힌 산길을 걸어봅니다.

호젓한 산책길 만월산 가는 길

그 길을 따라서 ~~

 

 

 

 

어느덧

진초록으로 물결 이루면

여름은 도심을 감싸 쥐고 그 속을 파고듭니다.

 

 

 

 

하늘도 땅도 

온 세상이 푹푹 찌던 날

맑은 새소리 창가에 가볍게 맴돌다 갑니다.

 

 

 

 

간혹

소나기 한바탕에

더운 기운도 잠시 빗물에 씻겨가고 

   

 

 

 

긴 여름은

그렇게 극성을 부리더니

다가서는 가을을 이기지 못해 물러갑니다.

  

 

 

 

저기 저 만월산

오색저고리 곱게 입던 날

한 점 구름마저 더 높아서 아름답기만 합니다. 

 

 

 

 

코를 즐겁게 만들어주던 아카시아 길 

그 길 따라서 또 걸어봅니다.

이번엔 눈을 즐기러 ~ 

  

 

 

 

창가에 가을 풍경 머물 때

빈 가슴은 깊도록 사색으로 울렁거리고

참지 못해 그 빛깔을 찾으러 밖을 나서게 되나 봅니다.

 

 

 

 

그렇게 화려했던 시간도 

짙은 화장빨로 가리고서 마지막 발악을 취해보지만

혹독한 계절에 떠밀려 시들게 되니 결국 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나 봅니다. 

 

 

 

 

된 바람 불어

뼈다귀만 남는 계절이 오면

그 화려했던 자리에 황량뿐이 남게 됩니다.

  

 

 

 

그러나 그 마저

새 옷 갈아입고 하얗게 물들면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에서 감탄 연발을 남발하게 됩니다. 

 

 

 

 

비록 오색 찬란함은  없지만

백과 흑만으로 곱게 치장하였습니다.

만월산 가는 길, 그 길을 정답게 또 걸어봅니다. 

 

 

 

 

저녁 해가

좁은 벽 사이로 끼어들었습니다.

건물 사이로 간신히 비집고 들어가서 땅으로 떨어져 갑니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