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대봉 2024. 8. 12. 16:48

 

 

 

 

 

 

망초꽃 2

詩 / 오 영 효

 

어깨를 축 늘어뜨린 모습

이제는 없네

멋쩍게 웃는 작은 소리도 없네
둘러앉은 모임에서 듣던

부드러운 목소리도 없네

바람에 흔들리는 미루나무 같은 몸

한줌의 한으로 남기고

분홍 대리석 작은 네모방 속에

힘주어 잡던 손 내 가슴에 음각해놓고

어린 날 숨박꼭질처럼 숨어버렸네

망초꽃은 하얗게 피어있는

이름 앞에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故자를 얹었네

아직은 보내지 않았는데

이제는 볼 수가 없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