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따라/시(時)ㆍ문(文)ㆍ필(筆)ㆍ담(談)
(시) 길
금대봉
2024. 7. 27. 00:04
길
조지은
나의 마음은 길
수많은 사람들이 흙발로 걸어다니고
온갖 짐승들의 오물을 버리고 갑니다
무거운 짐 실은
수레바퀴의 흔적도 남지 않을 만큼
짓밟히고 다져져 굳어진 길
굳어진 마음은 이미
경이를 잊은 지 오래입니다
아무런 생명도 다가오지 않은 불모지에
어느 날
당신이 보내신
꽃씨 하나 날아와 앉더니
슬금슬금 굳은 땅을 간지르고
깊은 곳으로 스며들었어요
내게서 예쁜 꽃이 피었어요
꽁꽁 굳어 있던 나도
당신이라는 사랑을 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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